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 선방에도 불구하고 치솟는 물가로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31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은 최근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물가 상승과 경제가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강력한 대러시아 제재를 주도하며 러시아를 궁지로 몰아넣는 등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호평을 받는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이던 지난 1∼2일 미 공영라디오 NPR의 조사에서 약 열흘 새 8%포인트 급등하며 47%로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런 흐름은 반짝 상승세에 그쳤다. 지난 18∼22일 NBC방송, 지난 21∼22일 입소스 조사에서 각각 40%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지지율 하락세는 미국인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전보다는 물가 등 민생 문제에 더 쏠려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다. 지난 30일 발표된 퀴니피액대의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30%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응답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14%였다.
비영리연구소 카이저가족재단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5%는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가 인플레이션이라고 답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대답은 18%에 불과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문제 해결 능력에는 불신이 더 컸다. 퀴니피액대 조사에서 34%만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문제 대처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58%는 지지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최근 들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매달 당국의 발표 때마다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CNN은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 침공보다 인플레이션을 더 걱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 문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생각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개선되지 못하면 민주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대재앙을 보게 될 것이라며, 2018년까지 자료로 볼 때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미만일 때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여당이 평균 37석을 잃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상원의 경우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까지 포함해 공화당과 동수, 하원에서는 불과 8석 앞서 있음을 감안할 때 현재 지지율 추세가 이어질 경우 민주당이 의회 다수석 지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