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703.2조…2017년 이후 처음 석 달 연속 감소

2.7조 급감…다달이 감소 폭도 확대돼
수익성 비상 걸린 은행 대출 빗장 풀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석 달 연속 감소했다. 다달이 감소 폭도 커지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3월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03조 1937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2조 7436억 원 줄었다. 지난달 24일 기준 705조 2932억 원에서 일주일 만에 2조 995억 원이나 더 줄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석 달 연속 감소한 것은 은행권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율 도입했던 2016년 12월~2017년 2월 이후 처음이다.★본지 4월 1일자 10면 참조


주택담보대출이 506조 7174억 원으로 650억 원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은 133조 3996억 원으로 2조 4579억 원 줄어들었다. 가파르게 늘었던 전세대출도 131조 3349억 원으로 3938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수요자 중심인 집단대출은 158조 6874억 원으로 1조 5371억 원 늘었다.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고금리와 올해부터 개인별 DSR이 강화돼 새로 돈을 빌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금리가 올라가며 신규로 빚을 내기보다는 빚을 갚는 상환이 늘어난 것도 가계대출 감소의 원인이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6%대 주택담보대출, 5%대 전세대출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감소세도 가팔라졌다. 1월 1조 3634억 원, 2월 1조 7522억 원, 3월 2조 7436억 원이 줄어 1분기에만 6조 원 가까이(5조 8592억 원) 감소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은 대선을 전후한 시기라 관망 심리가 커져 주택 거래 자체가 실종된 탓으로 보인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대출 규제 완화가 현실화하기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은행들은 가계대출 감소세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세라 조여놓았던 대출 빗장을 풀고 있다. 5대 은행은 지난달 하순 앞다퉈 전세대출 한도를 복원한 데 이어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한도도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되돌리고 있다.


한편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659조 4863억 원으로 6조 4454억 원 줄었다. 정기적금은 청년희망적금 효과가 지속되며 3544억 원 늘어난 35조 1536억 원을 기록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