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비 없다더니"…택배견 경태 먹튀 논란 계정 삭제

병원비 영수증 일절 공개 안해…팬들에게 돈 빌리기도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유기견을 화물차에 태우고 다니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던 택배견 경태, 태희 견주인 CJ대한통운 택배기사 A씨가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3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일부 팬들에게 돈을 빌린 A씨가 돌연 SNS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이날 A씨의 SNS 계정인 ‘경태희아부지’에 접속하면 “죄송합니다. 페이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된다. 이는 이용자가 직접 계정을 삭제 또는 비활성화하거나 운영원칙을 위반한 경우에 뜬다.


앞서 A씨는 반려견인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을 앓고 있다며 수술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을 요청했다.


당시 한 사람당 1000원씩 모은 후원금은 빠른 시간에 큰 돈이 됐다. 이에 그는 “너무 많은 후원금이 모였다”며 10분 만에 계좌를 닫고 모금액의 20%를 제외하고는 전부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경태와 태희의 메신저 이모티콘과 굿즈가 출시됐고 A씨는 이를 홍보하는 게시물도 올렸다.



택배견 경태, 태희 견주인 CJ대한통운 택배기사 A씨는 경태와 태희가 심장병을 앓고 있다며 수술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후원을 요청했다.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다 지난 27일 A씨는 “경태와 태희가 모두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며 재차 도움을 호소했다. 이때 기부하기로 했던 굿즈 후원금을 경태의 심장병 치료비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택배 차량이 사고를 당해 일을 쉬어야 한다”며 후원 계좌도 다시 열었다.


안타까움을 느낀 누리꾼들은 아무 의심 없이 A씨에게 돈을 송금했으나 그는 빌린 돈을 상환하지 않은 채 SNS 게시물을 하나씩 지우다가 끝내 탈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후원금 영수증을 공개하지 않고 일부 팬들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A씨에 대해 ‘개인 채무를 위해 모금 계좌를 열었다’, ‘후원금도 횡령했을 것’이라는 등 각종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후원자 모임에 따로 연락해 “허위 사실에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고 일부 후원자가 “영수증만 공개하면 되는데 준비할 필요까지 있냐”고 지적하자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며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A씨는 지난 2020년 조수석에 몰티즈 종인 경태를 태우고 다니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아 유명해졌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경태와 태희를 ‘명예 택배기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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