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사진)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일 “‘물가 안정’만을 목표로 독립성을 강조해온 중앙은행의 역할이 이제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며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정책을 조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의 차기 수장으로서 재정 정책 당국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을 토대로 물가와 성장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태스크포스(TF) 사무실로 첫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과 가계부채, 물가 전망 등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드러냈다. 그는 먼저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최근 중앙은행들의 정책도 물가와 성장, 금융 안정, 거시경제를 종합적으로 따져본 뒤 정부 정책과의 일관성도 고려하면서 협조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매파(통화 긴축 선호)냐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냐의 논쟁보다는 경제지표 분석을 토대로 정부와의 조율을 통해 최적의 정책 조합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을 잡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물가와 성장 등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내외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조화로운 통화정책을 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2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총재가 되면 금융 당국과 이 문제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는 당연히 한은과 국제통화기금(IMF)의 물가 상승률 예상치인 3.1%보다는 높고 하반기는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예측 자체가 어려운 만큼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