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용병 "명령만 기다린다"…러, 투입 초읽기

NYT "6개월간 월1200弗에 보너스 제안"
300여명 합류 …러, 1만6000명 투입 원해

바샤르 알아사드(왼쪽) 시리아 대통령이 지난 2020년 1월 7일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중 손짓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시가전에 능한 시리아 정예 전투원 300명가량이 러시아군에 용병으로 합류해 우크라이나 전선 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한 서방 외교관이 시리아 정예요원이 전쟁터 일선에 배치되기 전 군사 훈련을 받기 위해 이미 러시아에 도착한 상태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정부 측 소식통은 이들이 시리아 내전 중 활약했던 이른바 '타이거부대'로 불리는 시리아군 25사단 병력이라고 전했다. 타이거부대는 내전 기간 러시아 특수부대와 함께 작전을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 정부군 정예 병력이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들에게 매달 1200달러(약 146만 원)를 6개월간 지급하기로 했으며, 용병 활동을 끝까지 마치고 시리아로 복귀하는 경우 보너스 3000달러(약 365만 원)도 쥐어주겠다고 제안했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전사할 경우 유족에 2800달러(약 340만 원)를 일시불로 준 후 매월 600달러(약 73만원)를 1년 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리아 전역에서 브로커들이 용병으로 참전 의사를 밝힌 수천명을 후보 명단에 올려둔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시리아 정부 측이 이 명단을 심사한 후 그 결과를 러시아에 전하는 식으로 선발 절차가 이뤄진다고 이 신문은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브로커는 “최근 러시아가 1만6000명에 달하는 시리아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하길 원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연령대는 20∼45세, 체구 50∼90㎏라는 구체적 선발 조건도 언급했다. 군 경력이 우대 조건이며 선발된 지원자는 시리아 보안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고 이 브로커는 덧붙였다.


시리아 전투원에게는 러시아가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높은 봉급이 참전을 유인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시리아 전투원의 용병 활동을 추적하는 비영리 단체 '진실과 정의를 위하는 시리아인들'의 대표 바삼 알아흐마드는 "일반적으로 돈이 가장 큰 동기"라고 설명했다. 이 브로커는 타이거 부대와 같은 정예 병력의 벌이도 현재 시리아에선 한 달에 100달러(약 12만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가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액수의 12분의 1 수준이다.


NYT는 오랜 내전으로 일자리가 부족해지고 빵과 같은 기본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른 시리아의 경제 여건 탓에 한 달에 1000∼2000달러를 약속 받는 우크라이나 용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알아흐마드 대표는 내전 중 정부군을 도왔던 러시아에 대한 충성심에서 힘을 보태길 원하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내전 중 러시아의 지원을 받았던 한 민병대 지휘관도 자신의 부대원 85명이 러시아로 향했다며 "러시아는 필요할 때 우리를 도왔다. 이제 받은 것을 돌려줄 차례"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외면에도 셰이크 무함마드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원하며 시리아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왔다. 러시아는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내전 개입을 공식화하고 아사드 대통령 구하기에 나선 2015년부터 시리아 친정부 성향 민병대를 훈련하고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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