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무역수지가 1억 4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달 흑자에서 곧바로 적자 전환한 것이다.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수입액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난 게 발목을 잡았다. 특히 석유·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이 발표한 ‘3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액은 634억 8000만 달러, 수입액은 636억 2000만 달러였다. 무역수지는 유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가 2월 흑자로 돌아선 바 있다.
불과 한 달 만에 또 적자의 수렁에 빠진 데는 에너지 가격이 있다. 지난달 수입액은 1년 전보다 27.9% 늘어났는데 이 중 원유·가스·석탄 수입이 역대 최대치인 161억 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77억 2000만 달러)보다 84억 7000만 달러나 증가한 수치다. 3월이라 한겨울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얼마나 고유가가 심각한지 드러난다.
산업부 관계자는 “배럴당 110달러 수준의 고유가가 지속돼 수입액이 1월보다도 컸다”며 “2월 말 이상 저온으로 가스 비축량이 줄어든 것도 3월 가스 수입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3월 에너지원 가격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석유 72%, LNG 200%, 석탄 441% 올랐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세계적인 ‘자원의 무기화’로 에너지 가격은 중장기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함께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나마 수출이 66년 만에 월간 최대치를 기록해 적자 폭을 줄였다. 반도체(131억 2000만 달러), 석유화학(54억 2000만 달러) 수출 모두 크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