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화재를 신속한 초동 대처로 진압한 뒤 사라진 배달 기사의 사연이 온라인 상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이 이 배달 기사를 찾아 감사장을 전달했다.

1일 분당 수내동 양지한양 1단지 입주자대표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후 11시30분쯤 아파트 한 화단에서 발생한 불을 배달 기사가 발견하고 인근에 있는 소화기를 가져와 빠르게 진압했다.

불을 끈 배달 기사는 바로 현장을 떠났다. 입주민들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배달 기사를 찾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수소문에 나섰고, 하루 만에 해당 배달 기사 김상현씨(31)를 찾을 수 있었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른 아파트 단지로 치킨 배달을 가던 중에 연기가 나는 것을 우연히 봤다"면서 "처음에는 '설마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서 불이 나겠어'라는 생각으로 지나쳤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하지만 만약 진짜 불이 난 거라면,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심야 시간대라 큰 불로 번질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면서 "그래서 300m 정도 지난 지점에서 유턴해 가장 가까운 아파트 1층에 있는 소화기를 갖고 와 뿌렸다"고도 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빠른 초동 대처로 화재를 진압한 김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김씨는 "제가 대단히 큰 일을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칭찬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가장 먼저 화재를 발견한 사람이 저일뿐, 누가 발견했더라도 달려와서 소화기로 불을 끄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씨는 "같이 일하는 동료 라이더분들이 알려주셔서 뉴스에 나온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안전하게 분당 곳곳을 배달하면서 저의 작은 힘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언제든지 보태겠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