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사라진 러시아군"…점령지역 '텅텅' 전쟁 끝?

러시아군이 사라진 안토노프 공항/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이 한 달째를 넘긴 가운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의 안토노프 공항에서 갑자기 철수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부 한 관리가 지난달 31일 러시아군이 그동안 점령하고 있던 안토노프 공항을 떠난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같은 날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NY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의 군사 작전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지 사흘 만에 러시아군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안토노프 공항은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28㎞ 떨어진 호스토멜에 있는 공항으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지난 2월 24일 이곳을 점령한 뒤 진지를 구축하고 주둔해 왔다. 이후 키이우로 진격하려는 러시아군과 이를 저지하려는 우크라이나군은 수주 동안 안토노프 공항 주변과 호스토멜 인근 도시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전에 촬영된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키이우 서쪽에 배치됐던 군 차량과 포병 진지 주위에 러시아군이 흙으로 방호벽을 건설한 장면이 포착됐지만 지난달 31일 촬영된 사진에는 방호벽만 남아 있는 상태다.


사라진 군 차량과 대포 등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는 파악되지 않은 가운데 키이우 서쪽에 배치됐던 러시아군과 무기들은 모두 벨라루스에서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수일 간 개전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키이우 동쪽과 서쪽의 10여개 도시를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내용은 개별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우크라이나군이 이들 도시의 통제권을 유지할 경우 수 주일간 키이우 주변에서 전개된 전황에서 가장 큰 변화로 기록될 것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하지만 키이우 포위를 시도해온 러시아군이 손실을 보고 인근 지역에서 철수한 것이 러시아의 전쟁 수행 축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들은 "러시아군이 수 주일째 하르키우 남동쪽의 중요 도시인 이지움을 점령하려고 공격을 퍼붓고 있다"면서 "이곳이 점령되면 북쪽의 러시아군이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군이 연결돼 북동부의 우크라이나군이 고립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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