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000270)가 올해 1분기에도 미국 시장에서 5위 자리를 지키며 선방했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부진한 상황에서도 친환경차 판매가 급증하고 제네시스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실적을 올리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3일 현대차(005380)·기아 미국법인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분기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32만2593대를 판매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완성차 업체 중 닛산·미쓰비시(-27.5%), 혼다(-23.2%), GM(-20.4%) 등이 전년 대비 20% 넘게 판매가 줄었고, 도요타(-14.7%)와 스텔란티스(-13.6%)도 두 자릿수 판매 감소율을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 1~3월 제네시스를 포함해 17만1399대를 팔았다. 특히 제네시스 브랜드가 1만1723대로 역대 가장 많은 판매량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무려 42.6% 급증한 성적이다. 차종별로는 투싼이 3만9655대로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법인 수석 부사장은 “1분기 재고 부족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소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15만1194대를 팔았다. 차종별로는 포르테(국내명 K3)가 2만3498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이어 텔루라이드 2만2076대, 쏘렌토 1만7923대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성장세가 눈에 띈다. 현대차와 기아는 1분기 수소전기차 166대를 비롯해 전기차 1만5724대, 하이브리드차 2만8449대 등 친환경차만 총 4만4339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213.6% 판매가 늘었다.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대비 5배 넘게 증가했다. 현대차는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6244대)의 선전에 힘입어 총 2만5790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기아의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38.7% 증가한 1만8549대를 기록했다. EV6는 판매 개시 두 달 만에 5281대가 팔리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