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가 국내서 본격 처방되면서 JW중외제약(001060)과 건일제약이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약 시장에서 반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팍스로비드 병용 금기 고지혈증 치료약 성분 중 이들 회사가 만드는 제품의 주 성분인 피타바스타틴과 프라바스타틴만이 빠졌기 때문이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복지부가 팍스로비드 병용 금지 약물로 지정한 고지혈증 치료제 성분은 로바스타틴과 심바스타틴이다. 이 외에 로수바스타틴 및 플루바스타틴도 투약 일시 중단이 권고된다. 팍스로비드를 먹는 코로나19 환자는 복용 기간인 5일 동안은 이들 네 가지 성분으로 이뤄지지 않은 고지혈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 시판 중인 고지혈증 약 중 팍스로비드와 병용할 수 있는 제품은 JW중외제약의 ‘리바로’(피타바스타틴 단일제)와 ‘리바로젯’(피타바스타틴·에제테미브 복합제)이 대표적이다. 건일제약과 한국다이이찌산쿄가 공동판매하는 메바로친(프라바스타틴)도 병용이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팍스로비드 총 96만2000명 분을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대로 코로나19가 감소세를 유지할 경우 팍스로비드를 처방받게 될 환자 수가 그렇게 크지 않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JW중외제약의 기대가 큰 것은 국내 고지혈증 약 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고지혈증 약 처방 규모는 단일제 1조 564억원, 복합제 6099억 원으로 원외 처방약 중 최대다. 이 중 JW중외제약 리바로는 797억 원, 리바로젯은 17억 원 어치가 처방됐다. 건일제약 메바로친도 16억 원 규모로 만만치 않게 처방됐다. 처방 규모가 워낙 크다보니 시장 환경이 조금만 바뀌어도 각 사 입장에선 매출액 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
JW중외제약과 건일제약은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팍스로비드 처방 본격화가 자사 고지혈증 치료제가 중장기적인 시장 점유율을 높일 찬스로도 보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팍스로비드 처방 환자에 대한 고지혈증 약 대체 기간은 5일에 그치지만 일선에서의 처방 변경이 시장 판도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