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차출론은 잘못된 프레임을 넘어 가짜 프레임”이라며 연일 ‘송영길 차출론’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정성호·김남국 의원 등이 사찰에서 칩거 중이던 송영길 전 대표를 찾아가 서울 시장 출마를 권유한 이후 송 전 대표는 서울 송파구로 주소지까지 이전했지만 당 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출마 선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에도 “콘클라베 방식으로 시민후보를 선정하자”며 송 전 대표 차출론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5일 한 라디오(MBC)에 출연해 “송 전 대표를 평소 응원해왔기 때문에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저로서도 편하지는 않다”면서도 “한마디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는)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는 결국 명분”이라며 “지방선거이기 때문에 지방 연고가 결국 제일 중요하다. 서울 출신이거나 서울에서 정치를 해온 사람이 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연고가 없는 곳에 출마하려면 이를 설명할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송 전 대표는 명분이) 없으니 본선 경쟁력에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을 거치며 ‘586 세대 용퇴’ 흐름이 형성된 것에 주목했다. 그는 “동일지역구 3선 연임 제한이 논의되고 586 세대 상당수가 출마를 포기하고 있다”며 “우상호 의원이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부산시장 출마를 접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상당수 586 세대 정치인들이 거취를 고민하고 있는데 물러난 지 얼마 안 된 분이 큰 선거에 나서겠다고 하니 당황스럽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송영길 차출론’은 실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복심으로 통하는 정 의원이 송 전 대표를 방문한 것에 대해 “송 전 대표와 정 의원이 만난 것과 이 전 지사의 생각은 전혀 무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선거에 정치적 생명이 달린 서울 지역구 국회의원들이나 구청장들이 출마를 강권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 의원은 오는 6·1 지방 선거에서 민주당의 서울 탈환이 어렵다고 여기는 시각 자체가 잘못된 선거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이 밀리면 전체가 밀린다. 인천과 경기도 어려울 수 있다”며 “서울에서 이길 수 있거나 결과가 미지수라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서울은 후보만 잘 내면 지난 대선과 달리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대선을 통해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 내려졌고 지방선거는 대선보다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진영결집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정권 교체에 성공한 보수 유권자들은 상대적으로 투표 유인이 높지 않은 데 비해 0.73% 차로 패배한 진보 유권자들은 다시 결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에 김 의원은 ‘조순 모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민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외부인사를 수혈하는 방안을 고민하자는 취지다. 그는 “서울은 차기 대권 주자라고 생각될 만하면서도 정치적 색이 약한 후보를 원한다. 조순·고건·이명박·박원순 전 시장이 다 그랬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통합이나 포스트코로나, 글로벌 이미지에 부합하는 인사를 발굴하면 가능성이 있다”며 “조순 후보가 2% 지지율에서 출발해 뒤집고 승리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