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도 출마 가닥…수도권 지선 판 커진다

尹당선인 대변인직 전격 사퇴
경기도지사 도전 사실상 예고
유승민과 대결…경선 예측불허
민주는 송영길 출마 반발 확산
경선룰 둘러싸고도 벌써 잡음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이 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장에서 마지막 브리핑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선룰 실무협의체 구성과 직접투표 국민참여경선을 제안하고 있다. /권욱 기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이 5일 경기도 수원시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지난달 31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의 대진표가 갈수록 오리무중인 모습이다. 당초 서울과 경기도는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 대선 주자급 인사가 출사표를 던지면서 후보가 일찍 확정되는 분위기였다. 외부 인사 영입론이 제기되고 당내 경쟁자 출현 등 내부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여야 모두 예측 불허의 상황으로 급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브리핑은 당선인 대변인으로서는 마지막 브리핑”이라고 말하며 인수위 대변인직을 공식 사퇴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사실상 예고한 것이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 접수 서류 마감은 6일이다.


김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대세론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민주당에서도 본선 경쟁력만 놓고 보면 유 전 의원보다 경기도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김 의원이 한 수 위라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의 참전으로 당내 경선이 흥행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감을 품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국민의힘 경기도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김 의원이) 출마를 결심하고 발표한다면 대환영”이라며 “국민의힘이 어려운 곳에서 경선 과정이 뜨겁고 치열하게 붙는 이미지를 보이면 나쁠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초선이지만 당내에서는 대장동 게이트 저격수로 활약했고 공보단장·대변인 등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김 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예상 밖 선전을 하면 누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되더라도 상당한 컨벤션 효과를 본선에서도 누릴 수 있다는 의견이 많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은 물론 경기도까지 조기에 후보가 확정되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민주당에 비해 주목도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대장동 저격수로 불린 김 의원이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정치적 안방’인 경기도에서 흥행을 이끌어내면 수도권 전체 판세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더욱 진통을 겪고 있는 분위기다. 뚜렷한 대세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당내 후보 대신 외부 인재를 수혈하자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당 외부 인사까지 만족할 수 있는 공천 방식을 만들기 위한 잡음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서울의 경우 송 전 대표의 출마에 따른 당내 반발이 확산되는 추세다. 같은 586 출신인 김민석 의원은 “한마디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는) 명분이 없다”면서 “지방선거는 지방 연고가 결국 제일 중요하다. 서울 출신이거나 서울에서 정치를 해온 사람이 나가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의원은 시민 경선을 통해 경쟁력 있는 외부 인사를 수혈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조순·고건·이명박·박원순 전 시장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서울은 차기 대권 주자라고 생각되면서 정치색이 약한 후보를 원한다”면서 “국민 통합이나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이미지에 부합하는 인사를 발굴하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외부 인사인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함께하는 경선 방식을 둘러싼 잡음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권리당원 50%를 반영하는 기존 민주당 공천 방식은 불공정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당헌에는 공직 선거 후보자 선출 시 권리당원 투표를 50% 이하, 권리당원이 아닌 일반 유권자 투표를 50% 이상 반영하거나 선거인단을 구성하도록 규정돼 있다.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조정식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가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른 (경선) 구조가 본인에게 매우 불리하다는 의견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다”며 “216만 명의 당원과 국민 참여로 뜨거웠던 대선 경선 과정을 통해 이재명 후보를 선출했던 선거인단 구성 및 직접 투표 방식의 국민 참여 경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국민 참여 경선 방식을 채택하면 일반 여론조사 방식보다 광범위한 참여와 지지를 이끌어내 본선까지 지지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조 의원은 강조했다.


그는 “권리당원과 일반 유권자 선거인단이 동등하게 1인 1표를 행사하면 김 대표와 새로운물결 당원처럼 외부에서 뒤늦게 참여한 경우에도 차별 없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대표는 이러한 제안에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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