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가 폐쇄할 생각이 아니라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즉각 처벌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UN 안보리가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많은 국가들이 국제법보다 국력과 무기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러시아의 잔학 행위에 대해 UN이 정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옛 독일 나치 전범들에게 시행됐던 국제 재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보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는데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최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철수하면서 인근 부차, 이르핀 등 마을에서 민간인 수백명을 학살하고 고문하는 등 잔학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여전히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의사국으로서의 러시아를 지적하고 나선것으로 보인다. 그는 “만약 이번에 러시아가 처벌받지 않는다면, 이후 다른 국가들은 국제법이 아닌 그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국력과 무기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몇 년간 시리아,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벌어진 국제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UN 안보리가 제대로 역할했다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애초에 없었을 것이라며 세계 안보 체제 개혁을 호소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러온 인명 손실과 도심 황폐화, 민간 인프라 파괴를 한탄하며 부차에서 일어난 러시아군의 잔혹행위에 대해 독립 조사를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