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인 학살·성폭행하더니…'얼굴·주소' 밝혀진 러 장교

국제단체, 학살 주범 오무르베코프 중령 지목
주소·이메일·동료사진 등 개인정보 공개

러시아 64여단 지휘관 오무르베코프 중령. 인폼네이팜 텔레그램 캡처

한 국제 시민단체가 최근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벌어진 러시아군의 집단 학살 의혹과 관련해 러시아의 지휘관 한 명을 주범으로 특정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2014년부터 러시아군의 활동을 감시해온 국제시민단체 ‘인폼네이팜’은 키이우 북서부 소도시 부차에서 일어난 집단 학살의 주범으로 아자베크 오무르베코프 중령을 특정했다. 오무르베코프 중령은 부차를 점령했던 51460부대의 지휘관으로, 단체는 해당 부대가 러시아군 제64차량화소총여단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의 지휘하에 있던 러시아군은 부차에서 민간인을 학살하고 여성들을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차에선 러시아군 퇴각 이후 시신이 집단 매장된 터가 드러났으며 마치 처형을 당하는 듯 등 뒤로 손이 묶인 채 사망한 시신도 발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부차에서 사망자는 330~340명에 달한다.



지난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 소도시 부차의 한 공동묘지에 매장을 앞둔 수십 구의 민간인 희생자 시신이 놓여 있다. 러시아군이 이달 초 퇴각할 때까지 한 달가량 장악했던 이 마을에서 민간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폼네이팜은 오무르베코프 중령의 사진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집 주소 등 개인 정보를 텔레그램에 게시했다. 40세로 추정되는 오무르베코프 중령은 러시아 극동 지역 하바롭스크주 외곽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4년 드미트리 불가코프 러시아 국방차관으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단체는 오무르베코프 중령과 함께 복무한 러시아 군인들의 사진도 공개했다. 그러나 그의 동료로 지목된 이들은 전쟁 범죄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이들 중 한 남성은 “나는 평범한 러시아 시민이며 군인이 아니다”, “나는 어떤 군사 작전에도 가담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로 파병되기 전인 지난해 11월에는 하바롭스크의 러시아정교회에서 강복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타임스는 당시 중령이 예배에 참석해 “역사는 우리가 대부분의 전투를 우리의 영혼을 다해 치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축복과 함께 우리 선조가 이룬 것과 같은 것들을 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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