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기쁨(최현미 지음, 현암사 펴냄)=“하루를 깨우는 커피 한 잔, 시원한 맥주, 강 건너 불빛을 보며 수고했다고 나에게 건네는 위로의 한 마디를 포기할 수 없다. 나의 사소한 기쁨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30년째 일간지 기자로 생활하고 있는 저자가 고단한 하루를 일으켜 세우는 행복의 리스트를 정리한 에세이다. 책은 저자의 하루 일과를 따라 흘러간다. 아침에 일어나 새벽달을 보며 출근하고, 출근해서는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마신다. 지루한 오후에는 잠깐 수다를 떨거나 산책을 나가고, 퇴근 후에는 맥주 한잔을 마시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본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은 소설 속 인물을 만나 조금은 더 특별해진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읽으며 새벽 출근길의 아름다운 고요함에 감사하고,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을 읽으며 책으로 가득한 서가 사이를 걷는 두근거림을 되새긴다. 삶에서든 직장에서든 괴로운 고통이 없을 수 없지만, 일상의 작고 사소한 기쁨이 있기에 우리는 오늘도 하루를 버텨낸다.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