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행위를 명목으로 과도한 금액을 요구해 가로챈 무속인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 사기, 특수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무소인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인천 부평구 등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A씨는 손님으로 찾아온 B씨와 C씨에게 무속 행위 명목으로 139차례에 걸쳐 1억2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연인관계인 B씨와 C씨가 이혼과 자녀 양육, 출산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는 점을 노려 "굿을 하지 않으면 불행한 일이 생길 것"이라고 속였다. 또 A씨는 갑자기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이들을 수차례 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무속행위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았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1심과 2심은 징역 1년4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실제로 무속행위를 할 의사가 없음에도 피해자들을 상대로 무속행위를 하지 않으면 해악이 닥칠 것처럼 얘기해 금원을 편취했다"며 "피해자가 각종 명목으로 비용을 지급했음에도 실제 굿을 보거나 참석한 적이 없다는 것은 실제로 무속행위를 할 의사가 없었다고 볼 만한 정황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설령 기도, 치성 등의 무속행위를 일부 한 사실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받은 돈은 통상의 범주에 비춰 과다하다"며 "이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거나 불안한 상태에 있는 피해자들을 속여 받은 돈이라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