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때문에" 16조 재벌 첼시 구단주, 구걸까지 한다

러시아 제재 일환…아브라모비치 英 내 자산 동결
직원 급여 부족해 지인에게 100억 달러 빌려달라 요청

로만 아브라모비치.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국가가 강도 높은 경제 제재를 가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자 신흥 재벌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도 주변에 현금을 빌리는 등 수모를 겪고 있다. 최근 독극물 테러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은 데 이어 경제난까지 더해지며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미러 등 외신은 아브라모비치가 직원들의 급여를 제공하기 위해 자신의 상류층 친구에게 연락해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빌려달라고 했다고 보도했다.첼시를 포함해 4개의 기업을 소유하고 있는 아브라모비치가 매달 직원들에게 입금해 줘야 하는 급여는 75만 달러(약 9억1387만 원)로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는 할리우드 디렉터 브렛 라트너와 독일 금융 전문가 로스차일드가에 100만 달러를 빌려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들은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가 될 우려가 있고 유동적인 현금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에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자산만 16조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인 아브라모비치가 이처럼 돈이 부족해진 이유는 서방국의 제재 때문이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최근 아브라모비치를 포함한 러시아 기업인 7명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푸틴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단이라는 이유에서다. 아브라모비치를 선두로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알렉세이 밀레르, 전직 러시아 부총리인 이고르 세친, 러시아 국영 송유관업체 트랜스네프트의 니콜라이 토카레프 등 6명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 명단에 포함되면 영국 내 자산이 동결될 뿐만 아니라 영국 입국 및 체류, 영국인 및 영국기업과의 거래가 금지된다. 이에 아브라모비치는 20년 동안 맡았던 첼시 구단주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현재 첼시는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미러에 따르면 조만간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경제난 외에도 아브라모비치는 최근 독극물 테러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으며 신변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아브라모비치는 지난달 초 키이우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회담 이후 눈이 충혈 되고 피부가 벗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브라모비치는 고통을 호소했지만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브라모비치는 러시아의 침공을 멈추기 위한 행보를 보여 러시아 내 강경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외신은 강경파가 독극물 공격을 통해 평화 협상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경고를 보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