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이 7일 합당합의문 서약식을 가지고 합당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을 두고 민주당 내 경기도지사 출마자들의 견제가 이어졌다. 이미 양당이 합당을 공식화 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행사를 열어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를 띄워준다는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지난 31일 민주당의 합당 제안을 수용한지 하루만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서약식을 마친 김 대표는 경기도 곳곳을 누비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과 새로운물결의 합당 서약식을 “배반의 장미에게 꽃가마를 태우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안 의원은 “김 대표가 민주당과의 합당 선언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더니 오늘은 합당 서약식 세레모니로 또 주목을 받았다”며 “합당이 끝나면 합당 완료 행사도 남아있다. 저는 김 대표와의 경쟁이 즐거우니 새로운물결을 정리하시며 본인 홍보 행사를 몇 번이라도 더 하시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김 대표가 경기도지사가 되면 대권 플랜을 가동해 4년 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를 공격할 것 같다는 당원들의 우려를 들었다”며 “배반의 장미가 될 것이 뻔한 사람에게 안방을 내줄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자신을 발탁한 문재인 대통령도 비난하고 정권 교체를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조정식 의원도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합당이 마무리되는 절차도 아니고 그냥 협상을 잘 해보자는 취지로 서약식이 열렸다”며 “양당 합당 사실을 모르는 국민이 없는데 경선을 앞두고 끈금 없는 세레모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이 김 대표를 띄우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런 경쟁은 공정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김 대표는 평생 관료로 살며 역대 정부마다 요직을 차지하며 현실에 순응한 인물”이라며 “제대로 된 정치적 검증조차 받지 않은 사람이다.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의 가치에 부합하는 인물인지 철저히 검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태영 전 수원시장 역시 이날 서약식을 ‘요란한 합당 세레모니’라고 규정했다. 염 전 시장은 “세레모니보다 중요한 것은 인사검증”이라며 “김 대표는 정치교체의 핵심으로 내세웠던 다당제가 합당으로 귀결되는 앞뒤 맞지 않는 현실을 국민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서약식은) 김 대표를 영입해 경선을 흥행시키겠다는 비상대책위원회의 선거 전략인 것 같다”며 “합당의 목표가 정치교체라지만 정작 정치교체는 사라지고 사진찍기만 남은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서약식 이전 정치개혁 관련 법안 통과 촉구를 위해 국회 본관 앞에서 농성 중인 민주당 의원들을 찾아 격려했다. 서약식이 끝난 직후 김 대표는 경기 성남시로 이동해 1기 신도시 재건축 방향을 논의하는 토론회에 참석했다. 이후 김 대표는 수원 연화장을 찾아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한 뒤 자신이 총장을 지냈던 아주대학교를 방문했다. 김 대표는 이날 저녁 민주다 경기도당과 경기도 호남향우회를 찾아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