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흑자 확 줄었다…'쌍둥이 적자' 경고등

2월 64.2억弗…1년새 16.4억弗↓
고유가에 원자재 수입액 급증
우크라戰 장기화땐 적자 우려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새 16억 달러 넘게 줄어들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경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재정수지+경상수지 적자)’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4억 2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20년 5월 이후 22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간 것이다. 1월(19억 2000만 달러)에 비해 흑자 규모는 늘었지만 1년 전인 지난해 2월(80억 6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6억 4000만 달러 감소했다.


경상수지 흑자 감소는 상품수지 흑자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상품수지 흑자는 1년 전보다 15억 9000만 달러 적은 42억 7000만 달러에 그쳤다. 수출(538억 7000만 달러)이 석유 제품과 반도체의 호조에 힘입어 19.1% 증가했지만 고유가로 수입(496억 달러)은 25.9%나 늘며 증가 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특히 2월 통관 기준 원자재 수입액은 1년 새 36.7% 급증했다. 석탄 수입이 171.7% 늘었고 석유 제품과 원유 수입도 각각 67.1%와 63.3%씩 증가했다. 원유와 석탄, 가스, 석유 제품을 모두 포함한 에너지류 수입액은 1년 전보다 55.4%나 증가했다.


서비스수지는 5억 7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대비 3억 9000만 달러 늘었다. 화물 운임 상승으로 운송 수지 흑자 규모가 1년 새 7억 3000만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뛰어오른 영향이 컸다. 본원소득수지는 17억 1000만 달러 흑자를 냈지만 흑자 규모는 1년 새 5억 8000만 달러 줄었다. 외국인 투자 법인의 배당 지급이 늘면서 배당 소득 흑자가 8억 달러 축소된 결과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경우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2분기 수출 전망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4월부터는 ‘쌍둥이 적자’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김영환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입장에서는 교역 조건 악화로 이어져 경상수지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넘었던 2011~2013년에도 경상수지는 흑자를 기록했던 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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