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산산조각 낸 우크라 건물 밑에도 생존자 있었다

흙먼지 뒤집어쓴 주민 무사 구조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가 지난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 폭격으로 산산조각 난 건물 잔해 아래서 우크라이나 여성이 구조되는 순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트위터 캡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장악을 위해 병력을 집결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포격으로 산산조각 난 건물 잔해 속에서 극적으로 발견된 우크라이나 주민의 구조 순간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책본부(DSNS)는 6일(현지시간) 트위터와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돈바스에 속하는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시 한 마을에서 주민 한 명이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여러 장을 공개하고 “대원들이 24시간 내내 구조 작업을 하던 중 파괴된 주택에서 한 여성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왼쪽은 러시아군 폭격으로 산산조각 난 건물 잔해의 모습, 오른쪽은 건물 잔해 속 발견된 주민이 호송되는 모습. 트위터 캡처

사진에는 전날 있었던 러시아군의 집중포화 흔적이 남아있다. 건물은 형태 없이 산산조각 났고 잔해는 마치 가루처럼 흩어져 있다. 구조된 여성은 무너진 건물 속에서 누운 채 발견됐다. 얼굴과 온몸은 흙먼지로 뒤범벅이 된 상태였다. 무사히 구조된 그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우크라이나 당국은 긴급 대피령을 내리는 등 본격적인 전투에 대비하고 있다.


앞서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이날 텔레그램에 루한스크·도네츠크·하르키우 지역 주민을 향해 “당장 대피하지 않으면 포화 속에 휩싸인 채 죽음의 위협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때는 우리도 도울 방법이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세르히 가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 역시 “버스와 기차가 있을 때 빨리 대피할 것을 모든 주민에게 간곡히 호소한다”며 “지금까지 봤다시피 러시아군은 (민간인 대피를 위한) 휴전을 항상 준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돈바스는 친(親)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 활약 중인 곳으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이 우크라이나 정부에 반기를 들고 독립을 선언한 지역이다. 루비즈네시의 경우 약 60%가 러시아군 점령 아래 놓인 것으로 우크라이나 당국은 분석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5일 돈바스의 완전한 해방에 주력하겠다며 병력 집중을 예고했다. 이를 두고 외신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한 달이 넘도록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점령하지 못하자 전략을 수정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부대 사기 저하로 인한 전투력 한계를 넘지 못한 상황에서, 침략 명분이었던 돈바스를 탈환하는 방법으로 승리를 선언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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