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옛 페이스북)가 독자적인 암호화폐 발행에 재도전한다. 이 암호화폐는 메타 내부에서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이름을 따 ‘저크벅스’로 불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 시간)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왓츠앱 등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대출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크리에이터에게 보상으로 지급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암호화폐는 메타 내부에서 '저크벅스(Zuck Bucks)'로 불리고 있다. 창업자이자 CEO인 저커버그의 이름과 화폐 단위인 달러를 뜻하는 '벅(buck)'을 합성한 것이다.

이 같은 암호화폐 발행 움직임은 메타가 3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를 주력 신사업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가운데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FT에 “‘저크벅스’는 블록체인 기반이 아닌 앱 내에서 결제가 가능한 ‘인-앱(in-app) 토큰’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메타는 또 ‘소셜 토큰’이나 ‘크리에이터 코인’ 등 또 다른 인 앱 토큰의 도입 역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용자들이 인스타그램에서 크리에이터에게 보상으로 지급하거나, 페이스북 그룹에서 공헌도가 높은 사람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데 이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메타 측은 명확한 답변을 거부하며 “회사 측은 현재 메타버스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메타는 지속적으로 금융 서비스 진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 왔다. 저커버그는 지난달 한 행사에서 대체불가토큰(NFT)을 가까운 시기에 인스타그램에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메타는 또 올해 초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개방적 접근을 공약하는 크립토 오픈 특허동맹(COPA)에 가입하기도 했다.

앞서 메타는 '디엠'이란 이름의 독자 암호화폐를 발행해 전 세계 이용자들이 수수료 없이 상품 결제·송금 등에 쓰도록 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규모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이력 등 메타의 신뢰도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재무 당국과 의회의 우려로 사업 진전에 차질을 빚으며 결국 이를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