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양향자 무소속 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사보임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안건조정위원회를 가동해 검찰 개혁을 강행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이유에서다. 검찰도 “70년째 운영되던 제도를 폐지하면 극심한 혼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검찰에 이어 언론 개혁도 4월 중 밀어붙일 태세다.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법사위 사보임은 국회 관행과 법칙에 어긋나는 행위로 원천 무효”라며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참석 직전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했으나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지는 못했다. 박 의장은 전날 박성준 민주당 의원을 법사위에서 기획재정위원회로, 양 의원을 기재위에서 법사위로 사보임해달라는 민주당의 요청을 수락했다. 양 의원은 민주당 의원이었으나 지난해 보좌진의 성폭력 논란으로 탈당했다.
김 전 원내대표가 퇴임 직전임에도 거세게 반발하는 것은 무소속 의원을 사보임하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처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양 의원이 합류하면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다. 법안 상정 후 양 의원이 협력하면 민주당은 안건을 원하는 대로 통과시킬 수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에도 민주당 성향의 열린민주당·무소속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임명해 법안 강행 처리에 활용한 바 있다.
민주당의 움직임에 대검찰청도 고검장 회의를 열고 대응 마련에 나섰다. 검찰은 “검사가 직접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 제도는 선진 법제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며 ‘수사권 전면 폐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