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약발 안먹히나…"러 올 에너지 수출 40%가량 급증"

러産 원유·가스 등 수요 여전
EU '석탄 금수' 8월로 늦춰져
루블화 가치도 전쟁전 수준 회복

최근 러시아 케메로보에 있는 한 탄광에서 트럭들이 채취한 석탄을 운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의 올해 에너지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40%가량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원유와 가스·석탄 등 러시아산 자원에 대한 수요가 되레 더 증가한 탓으로 서방의 제재 효과를 크게 반감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침공 직후 급락했던 루블화 가치도 에너지 수출 호조로 침공 이전의 수준을 회복했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 시간) 자체 분석을 인용해 올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액이 총 3207억 달러(약 393조 원)로 1년 전보다 3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감했던 2020년(1430억 달러)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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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제재에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요가 여전히 견고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금수 조치를 내린 미국 외에 다른 나라들은 여전히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석탄을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 가스를 대량으로 헐값에 사들이는 중국 외에 러시아 원유의 새 구매처로 부상한 인도 등이 대표적이다.


천연가스 40%와 원유 25%, 석탄 45%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도 에너지 금수 조치에는 적극적이지 못하다.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는 올 8월에야 시행된다.


에너지 수출 호조는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로 루블화 가치를 밀어올리는 효과도 내고 있다. 개전 직후 사상 최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던 루블화는 이날 달러당 75루블을 기록하며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올해 최대 2400억 달러를 기록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패트릭 호노한 선임연구원은 “서방의 제재가 에너지 수출에서 오는 수입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한 러시아 경제를 무력화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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