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선거에 졌다고 발목잡기 안돼"…민주에 자중·협치 요청

후진국 발전 모델 중 비교적 성공
박정희정부 공과 구분해 평가해야

김부겸 국무총리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추진 중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를 의결하기 위해 열린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부겸 국무총리가 정권 이양을 한 달여 앞둔 8일 “선거에서 진 쪽이 (정부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피력했다. 172석의 거야(巨野)가 될 더불어민주당에 자중과 협치를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는 이날 EBS 초대석에 출연해 ‘향후 한국 정치 과제는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21대 국회와 20대 대통령 임기 내에 우리가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미래를 위해 정치인들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총리는 “왜 항상 다투기만 해야 하느냐”면서 “우리 내부에 서로 공존하는 틀, 공존하는 정치가 자리를 잡아야 남북 관계도 풀고 외교적으로도 통일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한쪽 목소리만 나오고 그 뒤에서는 딴죽만 거는 식은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총리는 대학 시절 민주화운동을 했던 때에 대해서는 “박정희의 권위주의 정부에 다양한 형태로 저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박정희 정부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하면 후진국 발전 모델 중에서도 비교적 성공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박정희 정부의 인권 탄압과 독재가 문제 아니었느냐’는 지적에는 “전 세계적으로 그렇지 않은 나라가 없지 않았냐”며 “과거사에 대해서도 공과 과를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정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구갑 지역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패배한 때를 떠올렸다. 그는 “대구에서 코로나19가 막 터졌을 때 저와 홍의락 전 의원이 많이 노력했다”며 “그런데 지역에서는 그 부분을 평가해주지 않고 ‘조국 사태’ 때 왜 날카롭게 비판하지 않았느냐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제가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구나 싶었다. ‘정치를 정리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퇴임 이후 계획에 대해서 김 총리는 “30년 이상 정치를 하면서 국민에게서 사랑과 격려를 많이 받았지만 제 삶 자체를 곰곰이 되돌아볼 시간이 부족했다”며 “저를 좀 돌아보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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