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등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조국을 위해 자원 입대한 미스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월 입대한 아나스타샤 레나는 2015년 ‘미스 그랜드 우크라이나’에 선정됐다. 그는 세계 미인대회에 우크라이나 대표 자격으로 참가한 이후 터키에서 홍보 매니저로 활동했다.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하자 그는 “침략 의도로 국경을 넘는 사람을 죽이겠다”며 입대 사실을 밝혔다.
레나는 지난 9일(현지시간) 라이브 방송에서 “러시아군에게 성폭행당할까 봐 두렵지 않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런 경우에 대비해 수류탄을 갖고 있다”며 “러시아군을 가까이 오게 해도 된다. 그들은 이미 지옥을 기다리고 있다”고 답했다. 또 레나는 “승리가 다가오고 있다”며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레나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려왔다. 지난 3일에는 다리가 부러진 우크라이나 소년의 사진을 올리고는 “이것이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오늘”이라며 “우리의 아이들을 살려 달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글로벌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체르니히우, 키이우 등 지역에서 성폭행을 비롯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례들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7일 “러시아군에 의한 고문, 강간, 살인에 대한 더 많은 믿을만한 보고들이 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더 많은 잔혹 행위를 저지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ICC는 보고된 성폭력에 대해 수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