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13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 에너지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다 러시아산 석탄 수입 금지 조치로 대체재인 천연가스 수요도 높아진 탓이다.
11일 (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5.8% 오른 100만 BTU(열량단위)당 6.62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8년 11월 이후 가장 높다.
러시아산 가스와 석탄을 대체하기 위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유럽 수출이 급증하면서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도 높아졌다. 미국 LNG 수출이 최대 여력까지 늘어나면서 현지 천연가스 재고는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북부의 기온이 예년보다 낮아 난방 수요가 급증한 것도 미국 천연가스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중국의 1분기 LNG 수입은 1년 전보다 14% 감소했다. 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 수입 비용이 늘어난 데다 코로나19에 따른 주요 도시 봉쇄로 국내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 우드매킨지는 2026년까지의 중국 LNG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LNG 수요 감소는 러시아산 LNG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 쪽에 그만큼 공급을 늘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 석탄 공급 부족으로 대체재인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최대 LNG 수입국에 올랐다. 이는 당시 세계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일조했다.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은 LNG 수입 비용이 늘어나자 기업용 천연가스 요금을 약 35% 인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