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워싱턴 등 동부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필라델피아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다. 일상회복을 재시도하는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오미크론 재조합 변이가 출현한데다 재감염 사례도 2만 건이 넘었다.
13일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5억 80여만 명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유럽 등지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확진자가 2만 명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3만 8000명까지 증가했다. 프랑스에서도 3월초 5만 명 수준으로 감소했던 확진자 수는 4월 초들어 13만 명까지 올랐다. 선제적으로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해제했던 영국도 확진자 수가 8만 명까지 증가했다가 다시 감소하는 추세다.
오미크론에 이어 하위 변이인 스텔스 오미크론(BA.2), XE, XL 등의 변이가 지속적으로 출현하면서다. XE는 기존 오미크론 변이와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가 조합된 것으로 영국에서는 지난달 22일까지 전국에서 637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XL 역시 오미크론과 스텔스 오미크론 유전자가 재조합 된 변이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월 영국에서 발견된 이후 영국에서만 66건이 확인됐다.
새로운 변이가 잇따라 발생하며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올해 가을 미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우치 소장은 2020년, 2021년 가을과 마찬가지로 올 가을도 코로나19가 다시 퍼질 것으로 봤다. 그는 우세종이 된 스텔스 오미크론 등의 재확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는 앞으로 몇 주간에 걸쳐 (코로나19)확진자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을에 확산을 보게 될 것 같다”며 “가을에 날씨가 추워지면서 확진자가 어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방역지침을 다시 강화하는 지역들이 나타나고 있다. 필라델피아는 실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하기로 했다. 최근 열흘간 이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50% 이상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지난달 보다 신규 확진자가 3배 늘어 일평균 18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 뉴욕시도 전문가의 견해를 참고해 방역지침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도 스텔스 오미크론은 이미 우세종이 됐고 XL 감염자도 1명 발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국민의힘) 의원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재감염률은 0.284%(2만 6239명)로 조사됐다. 3회 감염자도 37명이나 됐다. 방대본은 “오미크론 대유행 이후 초기 감염자 규모가 상당히 증가해 45일 이후 재감염자 규모가 더 많이 증가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국은 나머지 확진자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 중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국내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를 보이면서 방역조치를 점차 완화하고 있다. 15일 발표되는 새 사회적 거리두기에서는 현행 사적모임 10명, 영업시간 제한 밤 12시 조치를 대부분 해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야외 마스크 의무화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