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기준금리를 22년 만의 최대폭인 0.5%포인트 인상했다. 미국과 캐나다도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할 것으로 보여 이른바 ‘빅스텝’이 전세계 중앙은행 사이에서 확산할지 주목된다.
1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RBNZ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에서 1.5%로 인상했다. RBNZ는 통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움직였는데, 이번에 0.5%포인트 ‘깜짝’ 인상을 단행했다. RBNZ가 한 번에 금리를 0.5%포인트 올린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시장 예상을 깬 움직임이기도 하다. 블룸버그 조사에 응한 20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5명 만이 0.5%포인트 인상을 점쳤다. 나머지 15명은 0.25%포인트만 올릴 것으로 봤다.
RBNZ가 ‘빅스텝’을 밟은 것은 물가 상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4분기 뉴질랜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9%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RBNZ의 물가목표 밴드(1~3%)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날 RBNZ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중보다는 지금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이 통화정책위원회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RBNZ는 지난해 10월 7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이번까지 4번의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인상했다. 불과 반년 사이 기준금리를 1.25%포인트나 올렸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의 재확산, 집값 하락세 등의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캐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도 이날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