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프닝(경제 재개) 본격화에 미래에셋그룹이 숙박 예약 플랫폼인 ‘여기어때’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미래에셋은 이번 투자를 추진하면서 여기어때의 상장이 3년내 추진되면 기업 가치가 약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어때는 이번 투자 유치에서 1조 2000억 원 가량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아 명실상부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신생 기업)’으로 자리잡게 됐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여기어때가 향후 기업공개(IPO)에 나설 경우 5조 8000억 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조만간 진행될 증자 등에 참여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여기어때가 2025년 매출 약 5500억 원, 영업이익 760억 원을 기록해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여기어때는 매출 2049억 원, 영업이익 160억 원을 기록했는데 3년 안에 2~3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추산한 셈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여기어때 투자를 위해 420억 원 규모의 ‘미래에셋 프롭테크 투자조합 1호’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증권이 230억 원 이상을 출자할 예정이며 190억 원은 국내 기관들을 상대로 자금을 모집 중이다. 기관투자자들도 여기어때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미래에셋캐피탈의 펀드 조성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캐피탈은 해당 펀드를 통해 여기어때의 유상증자에 200억 원을 투자하고, 기존 재무적투자자(FI)의 구주 195억 원어치를 인수할 예정인데 이르면 이달 중 투자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이번 투자에서 여기어때의 신주 발행 기준 기업 가치를 1조 17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했다.
영국계 사모펀드(PEF)인 CVC캐피탈이 2019년 여기어때를 인수할 당시 기업 가치를 3000억 원으로 매긴 바 있어 3년 만에 몸값은 3배 넘게 뛰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기어때는 상장뿐 아니라 해외 대형 여행 플랫폼에 매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2014년 설립된 여기어때는 숙박 온라인 예약 시장에서 야놀자에 이은 2위 업체다. 창업자인 심명섭 전 대표가 CVC캐피탈에 매각해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지난해 1조 원의 거래액을 달성했으며 회원은 1700만 명을 넘어섰다. 숙박 온라인 예약 서비스를 바탕으로 해외여행 예약, 호텔 자산관리서비스(PMS)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가 가시화하며 국내·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여기어때도 한층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탁월한 수익성을 유지해 나간다면 향후 상장 시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어모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