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서 2000원 카드결제했는데…사기죄 신고, 왜?

"자주 쓰던 해외카드 써…결제 실패 모르고 떠나"
혐의없음 결론에도…편의점주 "고의적" 재차 주장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결제에 실패한 줄 모르고 자리를 떠났다가 한 달 뒤 고소를 당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편의점 점주로부터 사기죄로 신고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2월 중순께 핫팩을 구매하기 위해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 편의점을 방문했다. 이날 핫팩 2개를 2000원 가량 주고 구매했으며, 평소 자주 사용하던 해외카드로 결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점주가 아무 말이 없어 결제된 줄 알고 가게를 나왔던 A씨는 한 달 뒤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알고 보니 결제가 되지 않아 점주가 다음날 A씨를 신고한 것이었다. 점주는 “A씨가 결제되지 않은 것을 알았음에도 다시 찾아와 돈을 내지 않아 괘씸하다”며 “결제가 안 되면 카드승인문자를 받지 못했을 거다. A씨는 고의성을 갖고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A씨는 “해외에 거주하다 잠시 한국에 들어온 상태라서 해외카드를 이용하고 있다”며 “내가 거주하는 동네 또한 외국인 및 해외카드 이용자들이 많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해외 카드의 경우 원래 카드승인 문자가 오지 않으며 2000원같은 소액 결제 건은 문자로 받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점주가 주장한 고의성은 주관적이며, 오히려 그가 본인 업장의 해외카드 결제 여부에 대해 무지한 것인데 손님 탓을 한다”고 반박했다.


경찰 조사까지 받은 A씨는 몇 주 뒤 ‘혐의 없음에 따른 사건 종결’ 안내문을 받았다. 그가 받은 안내문에는 점주에게 변상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은 따로 없었다.


다만 A씨는 이런 일을 겪는 것 자체에 억울함과 불쾌함을 느껴 해당 편의점 본사 ‘고객의 소리’에 항의글을 남겼다. 이 과정에서 사건 종결 사실을 알게 된 점주는 오히려 경찰서에 전화해 이의를 제기했다. 이때 점주는 A씨의 신용카드가 당시 거래 중지된 카드였다며 계속해서 A씨의 고의성에 대해 강하게 주장했다.


A씨는 “이 사건 전후로 문제없이 꾸준히 같은 카드를 이용 중인데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점주가 변상을 원하는 것 같으나, 내게 악감정이 있다고 생각해 서로 얼굴 붉히고 싶지 않아 본사 담당자를 통해 변상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점주는 변상을 거절하고 A씨에게 직접 사과할 것을 요청했다. 또 본사를 통해 재수사를 의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점주의 이의제기로 사건은 지방청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대해 A씨는 “애초에 점주 본인도 몰랐던 미결제 사실을 내가 알 수 있겠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점주는 내게 직접 와서 사과하고 변상하지 않으면 일 키우겠다고 협박하는 태도를 보인다. 사실이 아닌 걸 사실인 양 모함하는 게 기분 나쁘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A씨는 “추후 항소가 진행되면 무고죄 고소 가능한지 알아볼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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