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독점 우려에… '알짜' 몽골 노선 LCC에 배분

인천~독일 노선에는 에어프레미아 신규 진입
국토부 "EU 등 합병 심사에 긍정적 영향 전망"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항공기. 연합뉴스


정부가 ‘알짜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몽골 울란바토르 노선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089590)과 티웨이항공(091810)에 배분했다. 기존에 해당 노선을 독점해 온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합병을 앞둔 점을 고려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계열의 LCC는 배분에서 배제됐다.


국토교통부는 14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성수기 시즌(6~9월) 인천~울란바토르 노선을 제주항공에 주 4회, 티웨이항공에 주 3회 배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노선은 3시간 40분 거리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데다 탑승률도 높아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몽골과의 항공 회담을 통해 해당 노선의 운수권을 추가 확보했다.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부산(298690)·에어서울 등 LCC도 이번에 인천~울란바토르 운수권 배분을 신청했으나 배분에서 제외됐다. 이미 대한항공이 주 6회,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해당 노선을 독점 운항하고 있어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독점 노선의 운수권 반납을 조건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유럽 내 독점 노선인 인천~독일 노선에도 우리 국적사인 에어프레미아가 신규 진입해 주 5회 취항하게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 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심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양양~청두 노선과 양양~상하이에도 플라이강원이 신규 진입해 각각 주 2회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국토부는 기존에 청두와 상하이로 가기 위해 인천공항까지 이동해야 했던 주민들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토부가 항공교통심의회를 개최한 것은 약 2년 만이다. 이는 국토부가 코로나19로 막혔던 하늘길을 다시 열어 2022년에 항공 수요를 회복하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이다. 김용석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번에 운수권을 배분받은 항공사가 실제 취항하기 위해서는 지상조업 계약 등 운항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며 “준비를 철저히 해 취항에 문제가 없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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