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韓 지명 선전포고" 국힘 "검수완박 수사봉쇄"…與野 모두 "협치 끝났다"

■정치권 더 거세진 강대강 대치
민주, 韓 빌미 검수완박 속도 높여
윤호중 "공안통치" 박홍근 "小통령"
소속의원 172명 관련법 공동 발의
국힘 "韓, 법치 정상화 최적임자"
이준석 "선진 사법시스템 이끌것"
권성동 "與, 토론서 시비 가리자"

박홍근(오른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동훈 법무장관 지명으로 극한 대립에 빠져들고 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협치는 끝났다”고 단언하며 강대강 대치 정도가 아닌 여야의 준내전 상태를 예고했다. 대선 전 앞다퉈 약속했던 코로나 손실보상은 온데간데없고 물가 상승 등 경제지표는 악화하는 상황에서 정치권에 정치가 실종된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민주당, 한동훈 지명에 ‘선전포고’규정


민주당은 14일 소속 의원 172명 전원의 이름으로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라디오(TBS) 인터뷰를 통해 한 후보자 인선에 대해 “국회에 대한 일종의 윤석열 당선인의 선전포고”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최측근, 일부에서는 황태자라고도 불리는 한동훈을 넣어서 공안 통치를 분명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당선인의 심복 중 하나인 한 후보자 지명은 권력 기관 개혁이 얼마나 시급한지 여실히 보여준다”며 “민주당이 왜 이렇게 절박하게 권력 기관 개혁 입법을 4월에 완결 짓고자 하는지 확실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의 실질적 2인자, 문고리 소(小)통령에 의한 국정 농단의 위험한 전조다. 암 덩어리가 되기 전에 깨끗이 도려내야 한다”고 강하게 반감을 드러냈다.


결국 한 후보자 지명이 윤 당선인의 진의와 무관하게 민주당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민생보다 ‘검수완박’에 매달리는 모습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당 안팎의 신중론도 한 후보자 지명으로 무색해졌다”며 “정권 교체기에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진영 결집을 위해 양당 모두 한동안은 준내전 상태에 돌입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야의 대치는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민주당 인사청문 태스크포스(TF) 단장 민형배 의원은 “(한 후보자에게) 칼 대신 총을 쥐어 준 것”이라며 “(윤 당선인이)폭주나 권력 사유화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수부 검사가 수사하듯 해 나가는 이 방식은 아니라고 본다”고 만만치 않은 인사청문회를 예고했다.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검수완박’ 권력형 범죄 은폐 시도


국민의힘은 한 후보자를 엄호하는 가운데 민주당이 권력형 범죄를 은폐하려는 시도에서 검수완박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무제한 TV토론을 제안하는 등 역시 총공세를 퍼부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검수완박)입법 시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민주당이 이렇게 무리한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그만큼 민주당에 다급한 사정이 있는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대장동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등 문재인 정부하에 있었던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해충돌로 의심받지 않기 위해 무리한 입법 추진을 당장 거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후보자에 대해 당 차원의 인사청문회를 철저하게 뒷받침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한 후보자는 이제 더 이상 국민의 ‘조선 제일검’이라는 평가를 받던 검사가 아닌 윤석열 정부의 정무직 공무원으로서 법무행정을 현대화하고 선진적인 사법 시스템을 정립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후보자 지명이 윤 당선인의 검수완박 맞대응이라는 일각의 평가를 일축하고 “민주당의 권력형 범죄 사실을 틀어막기 위해 수사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증거인멸을 넘은 수사 인멸”이라고 비판하며 무제한 TV토론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촉구했다.


당내 인사들의 한 후보자에 대한 엄호도 이어졌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라디오(YTN) 인터뷰에서 “한동훈 검사장은 법치 정상화라는 중책을 맡기에 최적임자”라며 “한 검사장 임명을 ‘정치 보복’이라며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대해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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