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돼도 3일만에 복귀"…"검사도 받지 말래요" 현장 간호사들 절규[코로나TMI]

서울 소재 대학병원, 간호사들 확진될까 코로나 검사조차 막아
BCP 지침 변경 이후 3일만 격리하고 업무투입되는 사례도 속출

12일 오전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사했다가 양성 나오면 격리해야 하잖아요. 가뜩이나 사람도 부족한데 병동 업무에 차질이 생길까봐 아예 검사를 받지 말라는 거죠. "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14일 "(병원이) 간호사들 코로나19 검사도 못 받게 한다"며 "증상이 있어도 눈치가 보여 웬만하면 검사를 받지 않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4만 844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97만 9061명이 됐다. 국내 전체 인구 5162만 8117명의 31.0%에 달한다. 전 국민 10명 중 3명은 코로나19를 겪었다는 의미다.


사적모임, 영업시간 제한 등의 방역조치가 속속 해제 수순을 밟으면서 일상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현장 의료진들의 피로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감염관리실 차원에서 의료진의 코로나19 검사를 적극 권고하고 있다"며 "의심 증상이 있는 의료진은 원내에서 즉각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고 확진될 경우 5일간 격리조치한 뒤 출근하도록 조치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현장 의료진들 사이에선 실상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1월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21년 12월 31일까지 2년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63만 821명이었다. 올해 4개월 동안 150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진 셈이다.


지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홍보부장은 "하루 30만 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던 지난달에는 병원에서 의료진들에게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확진 환자가 쏟아지고 의료진 확진도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보건의료인력 대책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요양병원과 민간병원에서는 최근까지도 환자를 돌볼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못하게 하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시 정부는 의료진 감염 사례가 속출하자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업무연속성계획(BCP) 완화 지침을 내놨다. 새로운 지침은 확진된 의료진들의 격리기간을 병원장 재량에 따라 3~5일로 단축 운영하도록 했다. 그로 인해 일부 병원에선 확진된 의료진들이 충분히 치료를 받지 못한 채 3일 만에 근무에 투입되는 일도 비일비재한 실정이다. 특히 줄곧 인력 부족에 시달려온 국립대병원의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지역 상급종합병원 응급실 소속 간호사 B씨는 "주관적인 판단 기준으로 현장 혼란이 야기되면서 매일 20~30명의 의료진이 새롭게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며 "전염력이 사라진 것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근무에 투입되는 의료진들의 불안과 우려도 인상이 되어버렸다"고 토로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로 구성된 '국립대병원 노동조합 공동투쟁 연대체'는 지난달 28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확진된 의료진들이 충분히 치료받지 못한 채 3일 만에 근무에 투입되고 있다"며 "국립대병원 의료인력을 증원하고 확진 의료진에 대한 충분한 치료기간을 보장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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