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블랙리스트’ 수사 속도내나…전직 기관장 줄줄이 소환

전직 산업부 고위공무원·발전자회사 관계자 등도 소환 예정

서울동부지방검찰청. 김남명 기자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참고인들을 연이어 소환 조사하면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이 앞서 진행한 압수수색에서 의혹을 풀어낼 단서를 찾아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최형원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백창현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과 문재도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날 산업부 실장과 청와대 비서관 등을 지낸 A씨와 산업부 산하 발전 자회사 관계자 B씨도 소환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백 전 사장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문 전 사장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6월까지 각 공기업의 사장으로 재직했다.


문 전 사장은 2017년 산업부 소속 공무원이 공기업 사장들을 광화문에 있는 한 호텔로 불러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과 관련 있다. 산업부 공무원으로부터 압박을 받아 중도사퇴했다는 인사들 가운데 문 전 사장도 포함돼 있다.


검찰은 이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기 위해 지난달 28일 문 전 사장이 재직했던 무역보험공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검찰은 전날에도 이상권 전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을 소환해 약 4시간 30분간 조사했다.


앞서 검찰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정부 부처 산하기관장들이 부당한 방식으로 퇴출당했다는 ‘블랙리스트’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수사를 벌여왔다.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은 2019년 1월 당시 자유한국당으로부터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지만, 그간 수사는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검찰이 지난달 고발장 접수 3년 만에 첫 강제 조사에 착수했고, 이후 참고인 등을 잇따라 소환하며 수사에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이에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 착수 시기를 두고, 대선 결과에 따른 정치 보복이나 코드 맞추기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동부지검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