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 정상 중 최초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진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자신만의 전쟁 논리에 빠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16일(현지시간) NBC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푸틴 대통령을 직접 만난 네함머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은 "거리낌없고 힘들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네함머 총리는 “그(푸틴 대통령)는 러시아 연방의 안보 보장을 위해선 전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는 국제 사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에서 집단학살(제노사이드)을 벌였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험마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이길 것으로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네험마 총리는 지난 11일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푸틴 대통령 관저에서 비공개로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오스트리아 언론은 회담이 약 75분 간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당시 회담 뒤 브리핑에서 네험마 총리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전쟁은 양쪽 모두가 패자가 될 뿐이기 때문에 당장 끝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스크바에서의 회담에서 낙관적인 인상을 받을 수 없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공격이 대규모로 준비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러시아 군은 개전 이후 키이우 점령에 전력을 다했지만 실패한 뒤 이달 초에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북부 지역에서 대부분 철수했다. 현재 동부 돈바스 지역 인근에 병력을 집결시키며 대공세를 예고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