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마크롱 재선…멜랑숑 지지자 66% "기권하거나 빈 용지 낼 것"

33.4%만 마크롱에 투표 의사 밝혀

AFP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극좌 성향의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후보를 선택한 이들의 절반 이상이 24일 결선투표에 기권하거나 빈 용지를 내겠다고 밝혔다. 멜랑숑의 지지자를 흡수해야 하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입장에서는 악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멜랑숑은 후원금을 낸 자신의 지지자 21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선 결선투표에서 38%가 백지투표를, 29%가 기권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이들은 33.4%에 그쳤다.


멜랑숑 지지자들의 향방은 결선투표의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차투표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27.8%, 르펜이 23.1%, 멜랑숑이 22%를 득표했기 때문이다. 특히 7.1%로 4위를 차지한 에리크 제무르 재정복(REDC) 후보의 지지자 대부분이 르펜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1차 투표에서 멜랑숑을 선택했던 이들의 지지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필수적이다.


문제는 이번 조사가 보여주는 것처럼 마크롱이 멜랑숑의 지지자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멜랑숑은 1차 투표가 끝난 뒤 자신의 지지자들을 상대로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에게 투표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직접적으로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지는 않았다. 멜랑숑 선거캠프는 "이번 조사의 결과는 누군가에 대한 지시가 아니다. 이는 설문에 참여한 이들의 의견을 나타낸다"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결론을 내리고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을 골치 아프게 하는 것은 멜랑숑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르펜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 항목이 기권과 백지투표, 마크롱 지지로 그치는 등 르펜에 대한 투표 의향을 묻는 항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권이나 백지투표를 선택한 이들 중 상당수는 실제 투표장에서 르펜에게 한 표를 행사할 수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전날 발표된 입소스-소프라-스테리아 여론조사에서는 멜랑숑의 지지자 중 33%는 마크롱을, 16%는 르펜을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조사에 참가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프랑스24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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