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연기 인생은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이 명확했어요. 봄·여름·가을·겨울이 있었고, 가끔은 태풍도 가뭄도 홍수도 있었습니다. 업이 있으면 다운이 있는 것처럼 항상 감내하는 배우가 될게요." (박민영)
“날씨로 치면 아직은 소나기 같습니다.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중인데, 끝나면 밝은 햇빛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조금은 변화무쌍하고 불안합니다. 안정적인 날씨가 오길 바래요.” (윤박)
지난 주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기상청 사람들’은 한 번도 드라마에서 다루지 않았던 공간인 기상청에 대한 현실감 있는 고증과, 실제 주변에 있을법 한 사내연애 잔혹사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호평받았다.
최근 방영한 JTBC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기록한 것에 대해 기상청 총괄예보관 ‘진하경’ 역을 맡은 박민영은 지난 7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매일 밤 잠 못 이룰 정도로 어렵게 찍었던 작품인데, 시청률이라는 큰 선물을 받아서 너무 좋고 다음 작품을 위한 원동력이 됐다"며 웃어 보였다.
작품에는 기상청과 예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었다. 기상청 대변인실 통보관 ‘한기준’ 역을 맡은 배우 윤박은 “대변인실이라 전문적인 용어에 대한 부담은 좀 적었다”면서도 “단어 하나와 예보 하나를 내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들과 의견들이 왔다갔다 하는지 알게 됐고, 그 치열함을 연기에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박민영은 “우리 나라 기상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예산이 적은데다가 지형도 복잡해 예보가 힘들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제는 예보가 틀려도 욕하지 않는다”며 “열정과 젊음을 포기하고 일하는 분들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사내연애 잔혹사’라는 부제처럼, 사내연애 커플의 파혼 과정과 꼬이는 직장 생활들을 솔직히 묘사해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았다. 피앙세를 두고 바람을 피고, 전 연인에게 아파트를 요구하고 스토킹하는 등 역대급 ‘찌질’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인생 캐릭터’라는 평을 들은 배우 윤박은 “대본을 받고 나와는 너무 다른 뻔뻔한 캐릭터라 거절하려고 했었다”며 “하지만 도전하고 나니 뭘 하든 다 인정이 되고 납득이 되는 매력 있는 캐릭터였고, 이렇게 파급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남자와 여자가 친구가 되고, 연애와 결혼 상담을 하는 ‘쿨한’ 할리우드 설정에 배우들은 이해가 쉽지 않은 관계라고 입을 모았다. 이해가 가지 않는 헤어진 연인 설정이지만, 서로의 연기 합은 너무나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박은 “우리 모두 장난기 있는 성격이고, 사적으로 편한 사이라 죽이 잘 맞았다”고 말했고, 박민영은 “한기준은 윤박이 아니면 소화 불가능한 캐릭터고, 윤박이라 덜 밉고 이해가 되는 캐릭터”라며 “너무 좋은 배우고, 연기할 때마다 화나고 열받고 꼴보기 싫을 정도였다”며 다른 작품에서 또 만나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전문성 있는 역할을 소화하며 연기력을 마음껏 발휘한 그들에게 다음 목표와 연기관에 대해 물었다. “그 동안 해오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전에 하지 않았던 결의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선정 기준은 도전입니다. 제가 잘 하는 캐릭터를 해서 칭찬받을 수 있겠지만, 좀 못해서 욕을 먹더라고 새로운 모습에 도전하고 싶어요.” (윤박) “쉬운 길은 재미가 없어요. 항상 도전할 것이고, 그 길에 두려움은 없습니다. 아직까지도 연기가 가장 재밌고 행복해요. 공부해야 완벽한 열매가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뭐든 충분히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할 예정이에요.” (박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