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육로 운송업체 원콜, 사모펀드 E&F에 팔렸다

기업 간 물류 특화, 매각가 700억 원
E&F가 투자한 폐기물 업체 운송체계 혁신 포석

최근 매물로 나온 폐기물업체 EMK 자회사 한국환경개발 전경/사진제공=EMK

기업 간 거래에서 육로 운송을 뜻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 플랫폼 기업 원콜이 국내 사모펀드 E&F프라이빗에쿼티(PE)에 팔린다. E&F는 수년 간 다수의 폐기물 업체에 투자했는데, 원콜에 폐기물 운송 분야 경쟁력을 갖춰 성장성을 확보하는 효과가 될 지 주목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원콜은 지분 100%를 E&F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E&F는 지난해 말 5300억 원 규모로 결성을 완료한 2호 블라인드 펀드 자금을 투자했다. 원콜은 최근 E&F가 인수한 폐기물 업체 KG ETS에 이어 이 펀드의 두 번째 투자 기업이 됐다.


원콜은 미들마일 물류 플랫폼 업계에서 2위 사업자로 평가 받는다. 화물 운송이 주를 이루는 미들마일 시장은 다른 업계에 비해 디지털화 속도가 느린 탓에 물류와 차량 관리에 애를 먹는 사업자가 많다. 물류 플랫폼 기업은 엑셀을 활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화물차를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운송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간 E&F의 행보를 돌이켜 봤을 때 플랫폼 기업 인수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E&F는 2014년 설립 이후 주로 폐기물 업체 바이아웃 딜을 수행하면서 환경 투자에 특화된 운용사로 입지를 다졌다. 인선이엔티, 영흥산업환경, 파주비앤알,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환경에너지솔루션을 인수하고 매각하면서 꾸준히 10~20% 수준의 내부수익률(IRR)를 냈다. 반면 이번 원콜 투자는 기업의 성장에 베팅하는 그로쓰캐피탈 성격이다.


투자업계에서는 E&F가 그간 투자한 폐기물 업체들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원콜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폐기물 업체는 대부분 전통적인 방식의 물류 시스템을 써 화물차가 폐기물을 운송한 뒤 화물칸을 비운 채 회차하는 등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폐기물 시장에 특화된 운송 솔루션을 도입하면 비용 절감을 통한 이익률 개선이 가능하다. E&F가 투자한 폐기물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면 원콜은 외형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


E&F의 2호 블라인드 펀드의 ESG 투자 콘셉트에도 부합한다. 2호 블라인드 펀드는 정책형 뉴딜 사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원콜은 정책형 뉴딜 사업 중 스마트 모밀리티 분야에 속하는 기업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E&F는 폐기물 업체 투자로 국내 사모펀드 중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곳”이라며 “그간 쌓아 온 폐기물 업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원콜의 성장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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