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를 앞둔 차기정부 장관 후보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적어둔 글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본인이 예전에 작성한 게시글을 모두 삭제하는 방식으로 혹시나 모를 ‘설화(說禍)’에 대비하고 있다. SNS나 개인 블로그를 통해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관점에 따라 정치적·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송곳검증’을 예고한 만큼 장관 후보자는 물론 관련 대응팀에서도 여느때 대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다.

19일 관가에 따르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본인이 운영중인 블로그 게시글을 모두 삭제한데 이어 전날 블로그를 아예 초기화했다. 이 후보자는 KAIST 교수시절 작성한 ‘출산 기피 부담금’ 관련 기고문 등으로 논란이 되는 등 ‘설화’에 민감히 대응 중이다. 이 같은 이 후보자 측의 블로그 초기화는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문제소지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앙부처 대변인실에서는 이 같은 SNS 관리를, 장관 후보 지명 직후 최우선 대책으로 꼽을 정도로 중요 사안으로 분류한다. 한 정부부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최근 (우리부처) 장관 후보 지명 직후, 후보 측에 SNS를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온라인상에 작성한 글 중 문제가 될만한 글을 삭제해 달라는 요청을 드렸다”며 “SNS 관련 ‘리스크 관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부처 장관 후보자 대응팀은 언론을 통해 관련 문제가 제기될 경우, 해당 블로그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대응팀 명의로 설명자료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기에도 모 부처 장관 후보자의 ‘창조과학 신봉론자’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되자마자, 관련 블로그 글과 여타 작성물이 몇시간만에 온라인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2021년 장관 후보자 시절에 자신의 페이스북 및 블로그 등 SNS 게시물을 모두 비공개로 바꿨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SNS에서 작성했던 각종 글들이 문제가 돼 청문회에서 이슈가 된 바 있다.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최근 연예인들도 무심코 썼던 글들이 이름을 알리고 난 후 ‘부메랑’이 돼 이미지 하락 등의 곤욕을 겪는 경우가 잦아지는 만큼, 장관 후보자들도 비슷한 사례를 겪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특히 교수나 기업인 출신 장관 후보들에게서 이 같은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만큼 관련 대응팀에서도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