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딛고 그려낸 '내일'…그 6년의 기록

[예술, K메디치를 만나다]
'JW 아트 어워즈 수상작가전' 20일 장애인의 날 맞아 개막
2016년부터 본상 받은 한국화 등 28명 순수미술 한데모아
코로나 속 희망·가족의 소중함 전달…장애예술인 수준 높여

이대호 작가의 ‘우리 가족’. 사진 제공=중외학술복지재단

자폐성 장애 1급인 강선아 작가의 ‘해바라기’는 언뜻 보면 보통의 해바라기를 그린 것 같지만, 씨가 들어가 있을 공간을 TV의 어린이 프로그램 애니메이션 등에서 많이 본 캐릭터들이 채우고 있다. 작품을 그린 작가는 한여름 마을 어귀에 핀 해바라기 꽃에 매료됐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본인보다 키가 훨씬 커서 늘 올려다보지만, 해바라기가 고개를 숙이면 씨도 따서 먹었다. 키 큰 해바라기를 그리기 좋아했다”고 이야기한다. 다양한 캐릭터를 그려 넣어 일상의 경험을 재구성해 세밀하게 그려내는 게 강 작가의 트레이드마크로, 그는 장애인 예술품 에이전시 소속 작가로 지난해엔 첫 개인전도 열었다.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네 명의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파란 바탕 뒤에서 관람객을 쳐다보는 것 같은 그림이 눈에 띈다. 가족사진 같은 느낌을 주는 그림의 제목도 ‘우리 가족’이다. 그림을 그린 이대호씨는 자폐성 장애 2급 작가로, ‘가족은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한다. 그는 작품을 소개하며 “코로나라는 위기 속에서도 가족이 함께 하기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랑이라 말하지 않아도 늘 사랑하고 있다 느끼듯 늘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게 가족”이라고 말한다.



강선아 작가 ‘해바라기’. 사진 제공=중외학술복지재단

이들 작품이 함께 걸린 곳은 20일 장애인의날을 맞아 막을 올리는 ‘JW 아트 어워즈 수상작가전’이다. ‘JW 아트 어워즈’는 장애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 공모전으로 강 작가는 2018년 최우수상을, 이 작가는 2016년 대상을 각각 받은 바 있다.


이번 수상작가전은 JW그룹의 공익복지재단인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지난 7년간 진행해 온 JW 아트 어워즈의 수상자 일부가 참여한 전시회다. 재단 측은 지난 2016년부터 7년째 이어 온 공모전의 본상 수상자 중 28명이 이번 전시회에 참여해 한국화, 서양화 등 순수미술을 선보인다고 전했다.


재단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7년간 공모전을 진행하며 222명의 장애인 수상 작가를 배출했다.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주최했던 장애인 미술 공모전으로, 그간 출품 받은 작품 수도 1257점에 이른다. 총 상금 규모로도 작년 기준 2300만원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장애인 미술대전 중 가장 크다.


이번 출품작들의 면면을 보면 두 작가의 작품들 외에도 밝은 분위기의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띈다. 전체 주제가 ‘내일을 그리다’인 만큼 코로나19로 국민들의 몸과 마음이 지친 상황 속에서도 보다 희망찬 내일의 모습을 선사하자는 취지다.


재단 측은 전시회가 열리는 동안 작가들의 작품 감상과 함께 현장에서 원하는 작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단 관계자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 예술인들의 수준 높은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그림으로 세상에 감동을 전하는 장애인 예술가들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술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5일까지 밤부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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