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소도시 부차에서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의혹을 받는 부대에 '근위' 칭호를 수여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제64 기계화 여단에 '근위 부대'라는 영예 칭호를 부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과정에서 여단 구성원이 집단적인 용기, 강인함, 용감함 등을 보여줬다"면서 이 여단을 앞으로 '제64 근위 기계화 여단'으로 부르라고 지시했다.
제64 기계화 여단은 지난달 말까지 키이우 서북쪽 부차시를 점령했으며 이들이 퇴각한 이후 도시 곳곳에서는 민간인 시신과 집단 매장지 등이 발견됐다. 아나톨리 페도루크 부차 시장은 지난 12일 "현재까지 러시아군에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시신 403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는 손을 뒤로 묶인 채 뒤통수에 총상을 입은 시신이 있었으며, 50여 구가 한꺼번에 묻힌 집단 매장지도 확인됐다.
이에 우크라이나군은 이 부대가 민간인 학살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달 초 전쟁 범죄 혐의를 받는 병사의 이름과 계급, 여권 등 세부 인적 사항을 공개하고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행위를 겨냥해 집단학살을 거론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는 부차를 방문해 전쟁범죄 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집단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서방 언론의 보도는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