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퇴원 후 대구 달성군 사저 앞에 도착해 대국민 인사말을 전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진 4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이 남성에 대해 '과대망상'이라고 판단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손상욱 부장검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소주병을 던진 혐의(특수상해미수)로 A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4일 박 전 대통령이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사저에 도착해 인사말을 전하던 당시 맞은편 포토존에서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소주병을 던진 혐의를 받는다.

소주병은 박 전 대통령 3m가량 앞에 떨어졌고, 소주병이 깨지면서 파편이 박 전 대통령 1m 앞까지 튀었지만 다친 사람은 없었다. 감정 결과 소주병 안에 독극물 같은 위험 물질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박 전 대통령이 '인민혁명당 사건'에 대해 사과하지 않아 범행했다고 밝혔지만, 수사 결과 A씨는 '인민혁명당 사건' 피해자들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약 20년 전 인혁당 사건에 관심을 두게 됐고, 지난 2012년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뒤에도 인혁당 사건 관계자에게 사과하지 않았다고 생각해 반감을 갖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언론 등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입주일 등을 알게 된 A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던질 소주병뿐 아니라 경호를 위해 설치한 철제 펜스와 이를 연결한 케이블타이를 끊기 위한 쇠톱과 커터칼 등도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심리분석 결과 A씨가 자존감 저하에 의한 과대망상 등으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건 초기부터 경찰과 소통하며 피고인 신병 및 범행도구를 확보했고, 피고인 가족의 진술을 듣는 등 범행동기와 경위를 밝히기 위한 직접 보강수사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