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4개월 만에 검거된 '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사건 발생 2년 10개월 만에 구속된 가운데 도피 중인 이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씨의 아버지에 대한 처벌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19일 YTN에 출연한 최단비 변호사는 이와 관련, "이씨의 아버지는 피의자들이 은신하는 동안 대포폰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조력자들은 범인 도피나 은닉죄로 처벌될 수 있으나, (형법상) 친족의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형법은 제151조 1항에서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하고, 2항에서는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하여 전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최 변호사는 "우리 형법상 가까운 가족이 범인의 도피 등을 돕는 것을 인지상정이라고 보기 때문에 친족은 범인 도피나 은닉으로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와 조씨는 도피 중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미리 구매한 대포폰을 통해 텔레그램 및 카카오톡 통화서비스 기능인 보이스톡으로 지인이나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이씨의 아버지는 지난 16일 오전 "딸이 자수하려고 한다"고 경찰에 알리면서 두 사람의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검찰은 이들이 공개수배가 내려진 상황에서 다른 사람 명의의 신용카드로 숙박업소 예약·결제한 점, 은신처인 오피스텔에 4달간 숨어지낼 수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조력자가 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은 조력자들의 신원을 확인해 소환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천지법 소병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에게는 살인 및 살인 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가 적용됐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24분쯤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 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스스로 다이빙을 하게 유도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