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우승까지 한 선수도 골프로 먹고살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PGA 투어 선수 그레이슨 머레이(미국·28)는 지난 17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텍사스 레인저스 골프클럽(파71)에서 막을 내린 PGA 2부 콘 페리 투어 베리텍스 뱅크 챔피언십(총상금 75만 달러)에 출전했다.
이 대회에서 머레이는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최종 합계 15언더파 공동 26위를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이지만 그는 대회 종료 후 자신의 SNS에 이렇게 적었다. “콘 페리 투어 대회에 출전해 4라운드 동안 68타, 66타, 66타, 69타를 쳤다. 그런데 지금 내 주머니에는 대회 출전하기 전보다 돈이 더 없다.” 19일 영국 골프 먼슬리가 머레이의 팍팍한 투어 생활에 주목했다.
이 대회에서 5000 달러(약 620만 원)를 벌었다는 머레이는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호텔비 1300 달러, 항공료 1000 달러, 캐디피 1900 달러, 자동차 렌털 비용 700 달러, 식비 300~400 달러를 썼다. 거기에 세금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번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은 셈. 머레이는 “얘들아, 골프로 밥 벌어 먹으려면 생각보다 더 열심히 해야 해”라며 골프 유망주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남겼다.
머레이는 PGA 투어 루키 시즌이던 2017년 30개 대회에 출전해 18번 컷 통과했고 톱 10에 두 번 이름을 올렸다. 톱 10 두 번 중 한 번이 바바솔 챔피언십 우승일 만큼 PGA 투어에서의 성장세가 눈부신 선수였다. 하지만 올 시즌 PGA 투어 4개 대회에 출전한 그는 3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그나마 1개 대회에서는 간신히 컷 통과해 공동 65위를 기록했다. 데뷔와 동시에 PGA 투어 우승을 경험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그는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힘겨운 투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상금 랭킹 3위 다니엘 강(미국)도 투어 생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JTBC 클래식에서 컷 통과해 6000 달러(약 740만 원)을 벌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며 “예산을 직접 짜고 항상 모든 지출을 생각해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