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 '매독' 일본서 역대급 확산…"후진국도 아닌데, 왜?"

지난 10일까지 감염자 수 2592명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배 많아
해외 관광객 유입·데이트앱 꼽기도

지난해 4월 8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의 한 교차로에서 마스크를 쓴 보행자들이 걷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의학 수준 발전으로 사라졌던 성병인 ‘매독’이 일본에서 급속한 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여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한때 진단받는 사람이 거의 없어 ‘유령병’으로 불렸던 성병 ‘매독’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며 “올해 환자 수는 최다를 기록한 지난해의 1.6배 속도로 빠르게 늘어나는 중”이라고 20일 보도했다.


매독은 ‘매독 트레포네마’라는 세균 때문에 발병하는데,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게 대부분이다. 반점, 발진 등의 초기 증상이 있지만 감염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조기에 약을 먹어 치료할 병이 십수년 방치돼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매독 감염자 수는 7875명으로 1999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다만 올해 감염자수 증가 속도가 지난해보다 훨씬 빠른 상황이다. 지난 10일까지 보고된 전국 매독 감염자 수는 259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95명)보다 약 1.6배 많다. 이 추이가 계속될 경우 올해 감염자수 역시 최다치 기록을 깰 전망이다.


앞서 일본의 매독 감염자 수는 1950년 한때 연 20만 명까지 늘어났지만, 항생제 페니실린 보급에 의해 1997년 연간 500여명 수준으로 줄었다. 이로 인해 일본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병’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매독 환자는 2010년대 들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2013년 전국 감염자가 1000명을 돌파했고, 2015년에 2000명대, 2016년 4000명대, 2017년 5000명대로 올라섰다.


갑자기 매독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에서 원인을 찾는 건, 일본 매독 감염 건수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2013년이 ‘관광 입국’을 추진한 아베 신조 2차 내각 출범(2012년 12월) 시기와 맞물리는 탓이다. 2018년 연 3000만 명을 넘던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을 찾아 유흥업소를 이용한 뒤 매독을 퍼트린다는 주장이다.


스마트폰 데이트앱을 통한 만남이 증가한 것도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한국에서도 매독 감염자 수는 증가 추세다. 한국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2013년 798건이던 매독 감염 보고 건수는 코로나 직전이던 2019년 1621건까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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