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1일 tvN의 예능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과 관련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 담당자의 출연을 문의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일각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가운데 김부겸 국무총리도 출연을 타진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탁 비서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은 문제가 없다”며 “그의 출연 자체는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결정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와대를 상대로 한 CJ의 거짓말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작년 4월과 그 이전에도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청와대 이발사, 구두 수선사, 조경담당자들의 프로그램 출연을 문의한 바 있다”며 “그때 제작진은 숙고 끝에 CJ전략지원팀을 통해 ‘프로그램 성격과 맞지 않다’는 요지로 거절의사를 밝혀왔다”고 언급했다. 또 “우리는 제작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 요청하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CJ가 (출연을) 요청받은 바 없다고 언론에 거짓말을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 총리도 지난해 ‘유퀴즈’ 출연을 검토했다가 거절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총리실 등에 따르면 김 총리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국민과 소통할 방법을 찾던 중 ‘유퀴즈’ 출연을 검토했었다. 화제성과 주목도가 높다는 판단에서 출연 의사를 밝혔지만, ‘유퀴즈’ 제작진은 “프로그램 성격상 정치인 출연은 곤란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정부의 홍보 목적에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유퀴즈’에 출연한 방송이 나가자 인터넷 공간 등에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CJ 측이 문 대통령의 출연 거절 사유로 밝힌 “정치인의 출연은 부적절하다”는 것을 윤 당선인에게는 동일하게 적용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CJ 측은 이에 대해 “청와대로부터 공식적으로 출연 의사를 전달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CJ 측이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은 데다 탁 비서관이 장문의 글을 통해 CJ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유퀴즈’ 시청자 게시판에는 해당 프로그램과 진행자 유재석 씨에 대한 비난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