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31세 여성 의료종사자가 지난해 12월 첫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후 20여일만에 다시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역대 최단 기간 재감염 사례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스페인 카탈루냐 데 살루 연구소 젬마 레시오 박사팀은 유럽 임상미생물·전염병학회(ESCMID)에서 A(31)씨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각각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사례는 알려진 재감염 사례 중 시차가 가장 짧다”며 “이전에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거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도 여전히 재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처음 양성이 나왔을 때는 무증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약 3주만에 기침과 열이 나 PCR 검사를 진행한 결과 또 다시 양성으로 판정됐다. A씨의 검체를 추가로 분석한 결과 12월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 1월에 감염된 것은 오미크론 변이로 밝혀졌다.
레시오 박사는 "A씨 사례는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에 다른 변이에 감염되거나 백신 접종을 통해 획득한 면역을 회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코로나19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이 백신 접종까지 마쳤더라도 재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이전에 다른 변이에 감염된 경험이 있거나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중증이나 입원 위험은 어느 정도 예방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재감염 사례를 관찰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이는 기존 백신을 회피할 수 있는 변이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BBC는 영국에서 재감염은 90일 이상 간격을 두고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를 말한다며 이 기준을 적용하면 영국에서는 4월 초까지 재감염 사례는 약 90만 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재감염 사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재감염을 확정하려면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해 각각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것을 확인해야 하는데 감염자의 극히 일부 검체만 염기서열을 분석하기 때문이다.
한편 영국에서 재감염 사례는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한 지난해 12월 급격히 증가했으며, 스텔스 오미크론(BA.2)이 등장한 지난 3월 초에도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오미크론 등장 전에는 재감염 사례가 전체 감염의 1%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11%까지 높아졌으며, 대부분이 알파나 델타 변이에 감염됐던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다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