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변호사, 밤엔 밀수업자"…美 여성의 정체는

'총동원령' 우크라인 아버지 도우려 밤마다 국경 넘어
"서방 지원 늘었지만 현장은 여전히 부족" 도움 호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에 위치한 부차 마을 주민들이 지난 5일(현지시간)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구호품을 받고 있다. 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계 미국인인 여성 변호사가 전장에서 싸우는 아버지를 위해 직접 현장 지원에 나선 사연이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주인공인 테티아나 포우델(31)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음악 스트리밍 업체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중 우크라이나 국토방위군의 부사령관인 아버지를 돕기 위해 휴직계를 내고 폴란드로 떠났다.


포우델은 1만3000달러(약 1610만원)를 모아 부대원들에게 줄 전투화 100켤레를 마련했다. 하지만 18~60세 우크라이나 남성은 총동원령에 따라 출국이 금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전투화를 전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이에 포우델의 대모가 직접 나서 전투화를 싣고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현장에 전달했다. 포우델은 "사람들에게는 낮에 변호사로 일하고 밤엔 전투화 밀수업자라고 말하곤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은 최근 돈바스 전투를 앞두고 늘어난 양상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우델 역시 "서방 원조는 여전히 너무 느리고 충분하지 않다"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열화상카메라나 야간투시경, 쿼드콥터(회전날개 4개가 달린 드론) 등 장비가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배낭이나 손전등, 장갑 등 기본 물품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민간인들도 직접 현장 지원에 나서 힘을 보태고 있다. 포우델뿐만 아니라 퇴역군인을 포함한 전 세계 시민들이 우크라이나군에 필요한 추가 장비나 보급품을 지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에게 의료물품을 조달하는 한 미국 퇴역군인은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은 수천명이 있다"고 했다.


CNN은 포우델과 서방 관리를 인용해 일부 사례에서는 시민들의 지원이 정부가 주도하는 것보다 규모는 작지만 더 빠르고 직접적으로 이뤄진다고 전했다.


때때로 지원과정에서 난관에 부닥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럼에도 포우델은 "여기 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게 미국에서 앉아있는 것보다 더 의미있다"면서 힘들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만 포우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은 분명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고통에 있어 단기적인 해결책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 경우에서 지원이 필요한 곳에 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군을 지지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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