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 '아동 간염' 유럽서 美로 확산…심하면 간 이식

英 올해만 74명…美·유럽 4개국서도 발생
WHO "향후 환자 증가 가능성 크다" 경고
"기존 간염과 달라…아데노바이러스 추정"

원인 불명의 어린이 간염 환자가 지난 1월부터 영국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가운데 덴마크 등 유럽 4개국과 미국에서도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가 환자 수는 밝히지 않은 채 원인 불명 어린이 간염 환자가 영국 외에 덴마크와 스페인,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유럽 4개국에서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앨라배마주에서도 비슷한 증상의 1∼6세 어린이 환자 9명이 발견됐다.



유럽질병통제예방센터(ECDC)가 트위터를 통해 영국에서 지난 1월부터 발견되기 시작한 원인 불명의 어린이 간염이 덴마크, 아일랜드, 스페인, 네덜란드에서도 보고됐음을 알렸다. 트위터 캡처

세계보건기구(WHO)는 아일랜드 환자 수는 5명 미만이고 스페인에서는 22개월∼13세 어린이 3명이 확인됐다며 지난달 환자가 급증한 것과 이 질환에 대한 감시가 강화된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환자 수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앞서 영국 보건당국은 지난주 지난 1월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어린이 간염 환자가 74명 보고됐다고 공개한 바 있다. 이들은 간염을 일으키는 기존 A~E형 간염 바이러스에는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의사와 과학자들이 다른 원인을 찾고 있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감염병 전문가 그레이엄 쿡 교수는 "어린이들이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후 가벼운 간염 증세를 보이는 것은 매우 흔하지만 이 질환은 이런 양상과는 매우 다르다"고 설명했다.


영국 어린이 환자 중 일부는 간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며 일부는 간 이식까지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염의 원인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아데노바이러스가 유력한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데노바이러스에는 수십 종이 있으며, 이 가운데 다수가 발열, 인후통, 안구 충혈, 감기 유사 증상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보건 당국은 앨라배마주에서 발견된 어린이 환자 9명 모두가 검사 결과 아데노바이러스 양성으로 나타났다며 장염과 관련이 있는 '아데노바이러스 41'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어린이 환자들이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기에 백신으로 의한 부작용의 가능성은 배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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