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권영전]
국가인권위원회는 사적 공간에서 상호 합의로 이뤄진 동성 군인 간 성관계를 군형법으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인권위는 22일 송두환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이번 대법원 판결을 환영하고, 한국에서 성적 자기결정권 보장이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날 대법원은 군형법상 추행 혐의를 받은 A 중위와 B 상사의 상고심에서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두 사람은 2016년께 근무시간이 아닌 때 영외에 있는 독신자 숙소에서 서로 합의하고 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대법원은 이들에 대해 '군인 등에 대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한 군형법 92조의6(추행)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2010년 군형법상 추행죄 조항이 '헌법에 정한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해 군인 동성애자들의 평등권 및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고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의견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바 있다.
또 2016년 제3차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에서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위한 핵심 추진과제로 이 규정의 폐지를 명시했고, 2020년 7월에도 법무부 장관에게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5차 국가보고서에 군형법 92조의6에 대한 폐지 입장 등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